[프로야구] 외국인선수 흑인타자만 살아 남는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흑인으로 투수보다는 타자.' 외국인 선수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올시즌 다시 몇몇 수입선수들에 대한 `조기퇴출론'이 나오는 가운데 각팀이 꼽는 `한국형 용병'의 기준이 일치하고 있다.
적당한 금액에 괜찮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흑인 타자가 가장 무난하다는 것.
왜 흑인이어야 하는가.
우선 적응력이 빠르다. 객지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고 생활하기 위해서는 근성과 함께 친화력이 필수다. 흑인들은 `헝그리 정신'이 있다. 동료들과도 금방 친해진다.
작년 MVP인 두산의 우즈는 대표적인 성공사례. 우즈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 셰릴은 `지역유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백인들은 약간 까탈스럽다는 게 각 구단들의 공통된 의견.
작년 숀 헤어에 데인 해태 김응용감독은 "앞으론 무조건 흑인을 뽑겠다"며 올해 샌더스와 브릭스 등 2명의 흑인 용병을 데려왔다.
두번째 조건은 타자.
미국에선 일본과 한국의 투수들을 데려가려고 혈안이 돼 있다. 자국에서도 쓸만한 투수는 점점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라이아웃에 좋은 투수가 참가할 리 없다. 제구력 아니면 스피드, 둘중에 하나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투수의 경우 적응기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점도 있다. 스트라이크존과 상대 타자 파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일본에서도 투수보다는 타자를 선호하고 있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의 분포는 백인 6명, 남미출신 3명에 흑인 7명이다.
백인들 가운데 그나마 활약을 해주는 선수는 로마이어（한화） 하나뿐이고 나머지 5명은 퇴출이 결정됐거나 보따리를 쌀지도 모를 운명에 놓여 있다.
특히 길포일（롯데） 비아노 앤더슨（이상 쌍방울） 등 3명의 투수는 수준이하다.
반면 호세（롯데） 우즈（두산） 샌더스（해태） 등 7명의 흑인 타자들은 모조리 주전으로 뛰고 있다.
결론은 난 셈이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