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조한승 3단 ●김영삼 3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1일 14시 47분
제10보(111∼144)＝전보에 이어 흑 11, 백 12에 대해 언급해 보자. 13의 곳 팻감마련차 응수타진으로 던진 흑 11에 백 12는 한치의 손해도 보지 않겠다는 강수임을 전보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물론 결과론적 얘기지만, 백 12는 `가'쪽에서 받는 것이 안전했으며 분란의 여지도 없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선 차츰 밝혀지게 된다.
아무튼 흑 13은 형세가 불리한 만큼 불리한 만큼 당연한 버팀수. 이 패를 최대한 버티면서 다른 곳에서도 별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하는 흑의 절박한 입장인 것이다. 이곳에서 또한번 패싸움이 불가피해진 국면인데 이 패에 임하는 두 대국자의 마음가짐이 상반되고 있었다. 흑의 절박함에 비해 백은 너무 낙관무드에 젖어 있었던 것인데 이런 심리상태가 끝내 승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흑 14의 팻감에 백 16의 응수는 일단 당연하다. 불응하면 흑 31로 크게 들어가 손해가 크다. 그런데 흑 21의 팻감에 백 22로 받은 것은 작았다. `나'로 깨끗이 때려내 패를 해소할 절호의 기회였다. 그랬으면 흑은 어떻게 변화해도 도저히 덤을 낼 수 없었던 국면이었다는 것이 검토실의 중론이었다. 결국 팻감이 부족한 백은 40, 42로 뚫는 패의 대가로 패싸움의 절충을 보고 말았는데 과연 이 정도의 이득으로도 아직 형세가 넉넉한 것일까?
20．30．36．＝14, 23．33．39＝17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