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구질노출 없다' 특수글러브 제작
기사입력 1999년 05월 11일 14시 24분
'코리안 특급' 박찬호(26.LA다저스)가 구질을 감추기 위해 특수 글러브를 제작, 다음 경기부터 사용한다.
통상 야구선수들이 사용하는 글러브는 검지가 바깥으로 나오게 만들어져 있다.
박찬호 역시 검지가 바깥으로 나오는 야구용품회사 롤링스의 글러브를 연간 5000달러의 사용료를 받고 사용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24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3회초에 만루 홈런 2개를 포함, 홈런 3개를 맞고 11실점한 뒤 벤치에서 박찬호의 구질이 상대 타자들에게 들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트포지션이나 와인드업에 앞서 글러브를 앞으로 내밀고 포수의 사인을 받는데 직구를 던질 때와 변화구를 던질 때 검지의 위치가 차이나는 것이 보인다는 것.
변화구때는 공을 가볍게 잡고 검지도 글러브에 붙이는데, 강속구를 던지려면 공의 그립을 단단히 쥐면서 검지가 글러브에서 떨어진다는 것이 투수코치 챨리 허프의 지적이었다.
박찬호는 갑자기 검지의 위치를 바꾸기보다는 검지를 보이지 않게 감싸주는 주머니가 붙은 특수 글러브제작을 롤링스사에 부탁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렉 매덕스나 톰 글래빈 같은 정상급 투수들도 유사한 글러브를 사용한다는 정보를 얻은 것.
11일 이 글러브를 처음 받아쥔 박찬호는 "타자들과 투수들의 상대선수 연구가 치열하고 한가지라도 약점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앞으로는 검지 때문에 구질을 사전에 간파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유난히 홈런이 많고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는 박찬호에게 특수 제작된 글러브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등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