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에이스까지 미들맨…선발붕괴 '도미노'
기사입력 1999년 05월 11일 14시 24분
선발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도 아닌데, 에이스까지 중간계투로 뛰어나가는 판이다.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 목숨 건 팀들이 부쩍 늘었다. 삼성 한화 현대가 그랬다.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 김진웅은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 중간계투로 나갔다.
6회초 4득점해 극적인 동점을 이루자, 3연승을 해보겠다는 욕심으로 김진웅을 투입한 것.
그러나 김진웅은 3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서정환감독을 허탈하게 했다.
한국 최고의 선발 현대 정민태와 한화 정민철도 경기 중간에 마운드에 올랐다.
정민태는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2이닝 마무리 투수로, 정민철은 지난 9일 군산 쌍방울전 3회 1사 1,2루에서 롱릴리프로 나가 각각 팀승리를 지켜냈다.
직전까지 현대는 5연패, 한화는 3연패로 팀 분위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것.
이처럼 연패 탈출이나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초강수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밖에도 현대 김수경, 해태 최상덕 등은 아예 보직을 중간이나 마무리로 바꿨다. 구위가 시원치 않거나 팀 마운드 사정에 누수가 생겼기 때문.
그런가하면 LG는 최향남 전승남의 공백으로 두자리가 펑크나며 무려 8명의 선발투수를 '배출'했다.
지난 3일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선발예고만 해놓고 나가지 못한 신영균에, 오는 14일 광주 해태전에는 2년차 왼손 김경태까지 선발 데뷔전을 치른다.
아직도 팀당 100경기가 남은 5월 중순.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막판이나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집단적 선발붕괴'는 참 의외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