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홈런왕-몰아치기로 페이스 가속
기사입력 1999년 05월 11일 14시 24분
삼성 이승엽(23)의 홈런몰이가 시작됐다.
역대 어느 홈런타자보다도 빠르고 강력한 대포가 초여름 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지난주 6경기에서 경기당 하나꼴인 6홈런.
이 기간 동안 이승엽의 성적은 25타수 9안타(0.360) 9타점.
방망이를 휘둘렀다하면 70％ 이상이 홈런인 셈이다.
특히 지난 5일 대구 현대전, 8일 잠실 LG전에선 각각 2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몰아치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자신의 최다홈런인 38개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이승엽은 지난해 4월 3개, 5월엔 7개로 두달 동안 10개를 때렸지만 올핸 11일 현재 13개로 홈런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대구 홈구장에서 8개, 잠실 3개, 인천과 전주에서 각각 1개.
지난해보다 파괴력이 높아진 것은 8개구단 감독과 주전선수들의 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MBC방송국이 프로그램 개편에 맞춰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대부분이 이승엽을 `올시즌 가장 까다롭고 강력한 타자'로 꼽았다.
이승엽의 때이른 홈런퍼레이드는 체력과 오기가 맞물린 결과.
해마다 비시즌 동안 잔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후반 체력저하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겨울훈련을 전부 소화했다.
지금도 일주일에 2~3차례씩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어 스스로도 "체력 때문에 후반에 주저앉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여기에 지난해 두산 우즈와의 홈런경쟁에서 막판 역전패는 이승엽을 한껏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아픔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가슴에 새긴 이승엽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투지를 보인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