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비아노 '살아남기' 몸부림
기사입력 1999년 05월 11일 14시 24분
이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1일 롯데가 외국인투수 길포일을 조기귀국 시킨 것을 비롯, 최근 외국인선수 퇴출론이 거세자 쌍방울 비아노（26）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길포일에 버금（?）가는 부진을 보인 비아노로선 절벽에 한발만 올려놓은 느낌이다.
지난달 24일 2군에 떨어진후 지난 10일 겨우 1군에 등록했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가져온 무서운 변신에 동료들이 화들짝 놀랄 정도다.
비아노는 지난 7일 삼성과의 전주 2군경기서 `1인 4역'을 해냈다.
①투수로서 공을 던졌다. 이건 기본이다.
②짬을 내 포수글러브를 끼고 동료투수들의 공을 받았다.
쌍방울에는 2군 포수가 정원배 한명 뿐이어서 두명이 동시에 불펜피칭을 하면 대책이 없다. 비아노가 이 고역을 자청했다.
③내친김에 아예 응원단장까지 맡았다.
쌍방울이 공격할때 덕아웃에 앉은 동료들 앞을 부지런히 오가며 파도응원을 진두지휘하는가 하면 목소리 높여 화이팅을 외쳐 삼성선수들까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④투수가 안되면 야수라도 하겠다? 이날 경기 도중 내야수 이근엽이 1군으로 올라가게돼 수비로 나설 선수가 없자 비아노가 대뜸 얼굴을 드밀었다. 스파이크를 갈아 신으며 수비수로 나서겠다고 우겼다.
구단 내부적으론 비아노의 중도하차를 검토했지만 김성근감독은 딱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12∼14일 잠실 두산전에 비아노는 마운드를 밟는다.
`가느냐, 남느냐'가 이 한판에 달렸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