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조한승 3단 ●김영삼 3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35분
제9보(104∼125)＝백 4로 양단수치자 흑 5로 때려내 패가 불가피해 졌다. 이 패는 흑의 입장에서 보면 중앙 대마의 사활과, 중앙 보가의 확보가 걸린 그야말로 천지대패. 반면 백의 입장은 어차피 흑의 진영에서 수를 낸만큼 져도 별 타격을 받지 않는 꽃놀이 패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가뜩이나 불리한 국면이었던 흑으로선 이 패의 부담마저 떠안게 되어 설상가상의 국면이며, 백은 어떤 팻감을 쓸 것인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백이 어떤 팻감을 쓰던 간에 흑의 입장에선 받을 수 없는 큰 패이기에 백의 즐거움은 더 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흑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큰 팻감이 백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 6∼10까지 귀를 도려내는 정도였는데, 물론 이 정도 수확으로도 백은 배가 부른 모습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끝낼 수 있을 때 확실히 끝내지 못했다는 것이 백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 하겠다. 흑 11은 13의 패에 대비해 팻감마련의 응수타진. 이에 백 12는 강수. 백 1 쪽에서 받는 것은 흑 2 이하 약간의 끝내기를 당하기 싫어서였는데…. 17．23＝▲, 19＝△, 20＝14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