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현] 머리에 도끼자국 파고 개성열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24분
깡패는 깡팬데, 한대도 못 때리고 얻어맞기만 한다. 온갖 인상은 다 쓰고 `덤벼 덤벼'하며 폴짝 폴짝 뛰다가, 전광석화처럼 날아온 주먹에 맥없이 쓰러진다.
그도 그럴 것이 당대의 주먹 김두한을 잘못 건드린 것.
`왕초'의 겁없는 깡패 윤용현(30). 악한중의 악한 발가락 허준호의 그림자 도끼 역이다. 맞을때 맞더라도 덤비는데는 한사코 나선다.
원래는 발가락 위에 있었다가 한번 되게 당한후 발가락에게 조기 한두름을 들고와 `영원한 형님'으로 모시기로 한다.
윤용현이 맡은 도끼역은 원래 4,5부 정도에 없어질 운명이었다. 하지만 희대의 악역 허준호와 같이 다니면서 거지패를 괴롭히는 품이 드라마 `왕초'를 극한상황으로 모는데 더없는 장치였던 것.
윤용현은 이번 `도끼'역을 위해 머리를 짧은 스포츠형으로 깍고 도끼자국을 내기 위해 정수리께 머리를 가위로 팠다. 설정 만점.
"욕심을 한번 내봤어요. 장용우감독이 아마 머리 판 것에 반해 끝까지 살려뒀을 겁니다."
허나 그는 극중에서 곧 운명의 장난을 만난다. 13, 14부에 6.25전쟁을 겪는데 재수없게 왕초 움막패들과 한 소대 내무반에서 만나는 것. 왕따 정도가 아니라 그는 너구리 하마 날파리패들에게 온갖 수모를 다 당한다.
MBC 23기로 잘 나가는 안재욱 유태웅 등과 동기. `선천성 인상' 때문에 `거미'에서는 이승연, `숙희'에선 고소영, `영웅신화'에서 채시라 등 웬만한 여자 톱스타들은 `모조리 강간 내지 성폭행', 이 방면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이준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