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현장출동] '여의도는 밤도 좋아'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09분
"여의도는 밤이 없다"
한국의 '월 스트리트'로 통하는 서울 여의도의 유흥가가 요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증권 시장이 활황세여서 IMF 시름도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지난 7일 금요일 밤.
증시가 토요일은 휴장이기 때문에 여의도 증권가는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이 시작된다.
이틀을 쉴 수 있다는 여유와 이날 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었다는 만족감 때문에 증권가 주변 식당과 술집마다 앉을 곳이 없을 만큼 손님들이 넘쳤다.
저녁 9시 KBS 별관 뒤 A빌딩의 일식당은 식사 시간이 지났는데도 빈 테이블이 거의 없을 만큼 술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 식당 여주인(45)은 "요즘 증권시장이 잘 풀리면서 장사도 잘 되는 것 같다"며 즐거워 했다.
저녁 10시 C빌딩 지하의 D단란주점.
조금 후미진 곳에 있었지만 11개의 방 가운데 가장 작은 방 한개만 남아 있었다.
이 가게 주인 E씨(38)는 "밤 9시가 넘으면 아가씨들이 모자라, 손님들이 아우성쳐도 앉힐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E씨는 또 "워낙 증권가 사람들의 씀씀이가 좋아져서 지난해 내렸던 아가씨 팁을 1∼2만원 올렸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열기는 새벽 2시가 넘어도 식지 않는다.
야식을 파는 식당이나 포장마차는 이때부터 더욱 불을 밝힌다.
심야 영업 규제가 해제된 이발소와 안마시술소도 귀가를 포기한 손님을 위해 간판불을 끄지 않는다.
택시들도 유흥업소가 몰려있는 빌딩 사이에 길게 늘어선 채 손님을 기다린다.
97년 말 IMF가 시작되면서 칼바람이 몰아쳤던 여의도에 진짜 봄이 왔을까?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