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여성 성혈 암각 구경오세요'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09분
`음양의 화합을 완벽하게 갖췄습니다'
해신당 `남근마을'의 남근깎기를 관광상품화해 톡톡히 재미를 본 강원도 삼척시가 이번에는 여성 성기 숭배 민속신앙을 관광상품화할 계획이어서 화제.
삼척시는 올초 죽서루（보물 213호） 안 동쪽 용문바위 위에서 발견된 여성 성혈（性穴）암각을 `남근'에 버금가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 안내판 세우고 관광안내책자에 게재키로 하는등 본격적인 관광지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직경 3∼4㎝, 깊이 2∼3㎝로 여성 생식기 모양의 구멍 10개를 뚫어놓은 것으로 평소 아이들이 모래나 돌멩이를 집어넣고 노는 놀이기구였으나 올초 이곳을 방문한 한 고고학자에 의해 `영동지방 유일한 성혈' 유적지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성혈은 생산을 상징하는 선사시대의 상징물이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 득남과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민간신앙으로 자리잡았다.
삼척시 한 관계자는 "국내에 100여개의 성혈암각이 있지만 영동지방에서 발견된 것은 이곳이 처음이어서 희소가치가 있다"며 "성혈에 좁쌀을 넣고 소원을 빈뒤 한지에 싸서 치마폭에 간직하면 남아를 낳고 액운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똑같은 득남과 액운퇴치 `효험'이 있다는 남근마을도 있어 죽서루 여성 성혈을 함께 둘러보며 치성을 드리는 속칭 `음양화합' 관광코스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최근 국내 최고의 동굴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환선굴 역시 지형적으로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형상이어서 삼척시는 죽서루 성혈과 남근마을 뿐아니라 환선굴까지 잇는 `성 무속신앙 관광코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