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기] 25년만에 첫 모노극 '돈' 공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4시 08분
중견배우 강태기가 연극인생 30년만에 첫 모노드라마에 도전한다.
11일부터 서울 홍대앞 씨어터제로에서 공연하는 `돈'(최송림 작, 김성노 연출)이 그 무대.
좁은 소극장 공간이지만 혼자서 관객들을 상대하려면 운동장처럼 넓어보인다. 1인4역을 해가며 1시간20분을 꾸려나가기란 베테랑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감히 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번에 기회가 닿아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지요. 막상 연습을 시작하고 나니 전에 `빨간 피터의 고백'을 했던 추송웅선배는 어떻게 꾸려나갔는지 신기한 생각이 들어요."
`돈'은 돈이 돌고 돌아 마침내 사람을 돌게(狂) 만드는 과정을 담은 현실비판 드라마.
복권에 당첨된 한 실업자가 그 돈을 강도에게 빼앗긴다. 강도는 그 돈을 창녀에게 도둑맞고, 창녀는 병에 걸린 애인에게 그 돈을 갖고 가지만 애인이 창녀라는 사실을 안 남자는 좌절끝에 자살해 버린다. 강태기는 상황마다 변신하며 네 역할을 특유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연기에 담아낸다.
상대 배우가 없는만큼 객석과의 호흡에 중점을 둬 이야기하듯 연극을 이끌어갈 생각. 그래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아내는 장면이 많이 삽입돼 있다.
강태기는 올해초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을 두달간 공연한데 이어 얼마전 쯔카 코헤이의 `뜨거운 파도_평양에서 온 형사'에 출연했다. 30일까지. (02)3389240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