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팀선두 일등공신 '사자 보배'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3시 30분
"그때 쌍방울로 안보낸 게 천만다행이야."
삼성 관계자들은 요즘 김한수（28）를 볼 때마다 쾌재를 부른다.
김한수는 지난해 쌍방울 투수 김기덕과 트레이드 협상 파트너. 한참을 진지하게 검토됐던 카드였지만 손익계산서가 맞지 않아 막판에 무산됐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어느 광고카피처럼 삼성이 당시 김한수를 보내지 않은 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
타격（0.406）과 최다안타（43개） 1위가 쌍방울에 있다고 생각하면 배가 아플테니까.
김한수는 주포 이승엽의 비중이 커 잘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삼성이 올시즌 처음으로 매직리그 선두로 나서는 일등공신.
김기태의 컨디션 난조로 중심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질지 모르지만 실속은 두배로 튼실해진 것도 김한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광주 해태전부터 김기태와 자리를 바꿔 5번타순을 맡고 있는 김한수의 역할은 이승엽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투수들을 혼내주는 타선의 마당쇠다.
시즌 초반만 해도 투수들은 위기를 만나면 이승엽을 피하는 대신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김한수를 공략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 작전은 완전히 패착.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팀 배팅 만큼은 삼성에서 김한수를 능가할 타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김한수의 소망은 평범하다.
꼭 3할을 치면서 3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지난해보다 눈꼽만큼이라도 잘 하면 대성공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소망은 지나치게 소박하게 보인다.
아직까지 8개구단을 통틀어 김한수를 앞지르는 3루수가 보이지 않는데다 타격도 손에 꼽힐 정도로 물이 올랐기 때문이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