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데이비스는 원조 독수리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13시 30분
`데이비스는 원조 한화맨?'
한화의 외국인선수 데이비스（29）는 참 바쁘다.
어떻게 보면 부지런하고, 어찌 보면 건방지기까지 할 정도로 참견을 많이 한다.
그 데이비스의 지나친 것 같으면서도 팀에 애정을 보여줬던 행동 몇가지.
△지난 9일 쌍방울에게 연승을 하기전 팀이 4연패를 하자 데이비스는 투수들을 모아놓고 한마디를 했다. 더듬더듬하는 한국어로 하는 말.
"제발 도망가지 말고 몸쪽 승부를 해라. 그렇게 해서 삼진을 뽑아내는 투수에게 1만원을 주겠다."
그리고는 뒷주머니에서 만원짜리 몇장을 꺼내 놓았단다.
△투수들이 하도 점수를 많이 내주자 투수코치의 마음고생이 신경이 쓰였나 보다.
5월초 어느날, 같은 외국인선수인 로마이어와 돈을 모아서는 구두를 사가지고 계형철투수코치에게 선물을 했다.
그것도 요즘 신세대들이 신고 다니는 피노키오식의 긴 구두를.
그 구두를 받아든 계코치는 왈 "외국인이지만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다".
계코치는 지난 9일 데이비스의 여자친구가 한국에 온다고 하자 직접 군산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얼마전 신문기자에게 데이비스가 갑자기 흥분하면서 이런말을 했다.
"왜 한화가 현대나 LG에 비해서 약한 팀이라고 쓰느냐. 한화는 최고의 팀이다. 한화가 지는 것이 이상한 것이고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게 있어 한화는 분명 최고의 팀이다. 그 데이비스 덕분인지 한화는 지난 8,9일 쌍방울을 연파하고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데이비스의 입이 벌어진건 물론이다. 어떻게 보면 건방지지만 팀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하는 데이비스.
그의 행동이 어떻게 해석돼야 할지는 두고 볼일이지만 일단 팀의 분위기 메이커임에는 분명하다.
[군산＝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