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만수 1호에서 호세 1만호까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0일 00시 47분
"아무도 몰라, 며느리도 몰라."
국내 프로야구사의 주요 홈런 이정표를 세운 타자들의 특징은 `황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
프로야구 출범 개막경기인 지난 82년 3월27일 동대문구장에서 1호 홈런을 터뜨린 이만수（삼성）와 3000호 아치를 그린 김성한（해태）을 제외하면 나머지 타자들은 평소 홈런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었다.
1000호 대포를 쏜 이해창（MBC）은 대표적인 `소총수'였고, 홍승규（삼성）는 2000호를 날릴 당시까지 프로 4년 동안 홈런수가 4개에 불과했다.
각각 4000호와 5000호의 주인공인 박승호（삼성）와 김민호（롯데） 역시 마찬가지.
6000호의 김민재（롯데）와 7000호의 김성현（삼성）은 차라리 `무명'에 가까웠다.
9일 해태와의 부산 사직구장에서 5회말 중월 1점아치로 역사적인 1만호 축포를 터뜨린 외국인 선수 호세도 이날 경기전까지 홈런수가 3개에 그친 터라 역시 기록달성에는 `복권 맞추듯' 행운이 따라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대부분의 타자들이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홈런을 쳤다는 점.
4000호를 날린 박승호는 벤치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인사를 받고 나서야 기록을 알았고, 8000호를 쳐낸 이숭용（현대）은 "생각지도 않은 횡재"라며 어리둥절했다.
한편 현대 피어슨은 호세보다 불과 54초 뒤진 오후 3시52분 20초에 홈런을 날리는 바람에 아깝게 `아차상'에 그쳤다.
[ 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