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주인공 괴롭히는 안방극장 팥쥐들 인기쑥쑥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49분
브라운관의 팥쥐스타들이 집단 따돌림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극중 악역을 맡은 탓에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과 함께 PC통신을 통한 사이버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것.
SBS TV 드라마스페셜 `토마토'에 친구를 배신하는 악마적 팥쥐스타일의 세라로 열연하고 있는 김지영이 대표적인 예.
극중 고교동창인 `천사' 김희선을 못살게 구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손가락질을 해대 거리를 나다니기가 두렵다고 비명이다.
PC통신에는 "너무 표독스러워 못봐주겠다" "네겐 복길이가 어울리니 집어쳐라"는 등의 각종 험담까지 쏟아지고 있다.
일일이 만나 설명이라도 해주고 이해를 구하고 싶지만 불가항력이라 김지영은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
SBS TV 월화드라마 `은실이'에 출연중인 강혜정과 윤영주도 이런 팥쥐콤플렉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강혜정은 이복자매인 은실이를 골탕먹이는 역할때문에 네티즌들의 집중공격을 받는 등 팬들로부터 `왕따'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극중 식모인 윤영주 역시 불쌍하기 이를데없는 은실이를 구박하다 시청자들의 손가락질까지 받았는데 요즘 은실이의 둘도 없는 후원자가 된 덕분에 팬들의 보는 눈이 확 바뀌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상태.
이밖에 MBC TV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 착하고 청순한 김혜수의 애인인 배용준을 강탈하려고 온갖 수작을 다부리는 깍쟁이 윤손하나 KBS 1TV 일일극 `사람의 집'에서 최수종과 채시라 사이의 `콩깍지'인 유지연도 콩쥐를 빛내는 팥쥐로 실컫 욕을 얻어먹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팥쥐스타'들에겐 꿈이 있어 슬프지만은 않은 게 사실.
`미운 정도 정'이고 `독약도 잘만 쓰면 명약'이라는 말이 이들의 믿음.
미운 털이 박히다보면 시청자들의 눈에 익게 되고 어느날 인기가 폭발, 일약 톱스타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