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올터이고'로 5년만에 첫앨범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49분
이규호（25）의 첫인상은 열일곱 소녀 같았다.
해맑은 얼굴, 가느다란 몸매, 중성적인 목소리가 유약해 보였다. 그러나 일단 음악에 대해 말문을 트자 일사천리다. 자신감이 넘친다.
이규호는 지난 93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첫발을 디뎠다. 데뷔 앨범 `올터이고（Alterego:또다른 자아를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를 내놓기까지는 꼬박 5년이 걸렸다.
그동안 양진석 여행스케치 이승환 등 선배가수들의 앨범에 곡을 썼다. 노래 만드는 일이 좋아 학교（한양대 전기과）를 휴학하고 매달린 작업이 앨범을 내고 남을 만큼 쌓였다. 추리고 추린 열곡을 첫앨범에 넣었다.
포크록, 아이리시풍의 모던록, 서정적인 발라드 등 다양한 색깔의 곡들에 이규호의 섬세한 감성이 살아있다.
요즘 전국을 돌고 있는 이승환의 공연 오프닝 무대에서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곡은 `거짓말'. 졸리는 듯한 이규호의 목소리와 담백한 피아노 반주가 잘 어울린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퍽 매력적이다.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로 시작되는 `머리 끝에 물기'에선 경쾌한 모던록을 소개한다. 고（故）유재하를 그리워하며 만든 `영원한 길'과 `슬픈 아이'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고 있다.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