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프로 적응위해 주전 제외시켜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13분
"오래 묵힌 장일수록 맛이 구수하다구…"
전남 이회택감독이 `슈퍼 루키' 김경일（19．MF）을 묵혀 두는 이유다.
청소년대회 후 팀에 복귀한 이회택 감독은 김경일을 거의 쓰지 않고 있다.
김경일은 지난달 28일 일화전과 8일 전북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10여분간 그라운드를 밟았을 뿐이다.
이에 팬들은 "전남이 조별리그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임에도 왜 고졸최대어（계약금 1억5천만원）인 김경일을 내세우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이감독의 의지는 확고하다.
묵힐대로 묵혀 `물건다운 물건'을 만들겠다는 것.
이감독은 그를 주전에서 제외시킴으로써 당장의 경기 부담을 덜게 하는 대신 팀에 적응할 시간을 줬다.
입단과 동시에 청소년대표팀에 차출돼, 김경일이 팀 분위기를 익힐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 것.
반면 그의 단점엔 과감히 메스를 댔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환한 그의 플레이가 팀의 리듬보다 한템포 늦다고 판단, 이감독은 기초훈련부터 다시 시키고 있다.
그에게 생소한 4-4-2시스템에 대해 일일이 짚어가며 지도하고 있다.
김경일을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투입하는 것도 이감독의 치밀함이 엿보이는 대목.
김경일은 요즘 1, 2군 훈련에 모두 참가하며 경기 출전의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다급한 팬들의 성화를 이회택 감독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로 달래고 있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