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9연속 구원 10세이브…어느새 소방왕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12분
삼성 임창용（23）의 구원 행진곡이 경쾌하다.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르는 날은 사자우리에 빈틈이 없다. 9연속 구원성공을 곁들인 10세이브포인트（4구원승 6세이브 1패）.
뒤쳐졌던 구원부문 랭킹도 지난 8일 잠실 LG전을 계기로 김용수（LG） 진필중（두산）과 함께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삼성에게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4－6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1회초 이승엽의 결승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역전승의 주역은 당연히 이승엽이었지만 뒷심은 임창용에서 나왔다.
임창용은 9회말 등판, 최고시속 147㎞의 빠른 볼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4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수는 불과 36개. 그야말로 완벽한 피칭이었다.
시범경기때의 컨디션 난조가 이어지면서 4번째 등판에서 어이없게 1패를 당하던 불안한 모습은 말끔히 사라졌다.
임창용의 초반 부진은 체중이 문제였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홀히 한 탓에 76㎏을 유지하던 몸무게가 80㎏을 넘자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
마지막까지 식탁을 지킬 정도로 먹성이 좋던 임창용은 2주전부터 아침은 굶고 저녁에는 밥 한그릇으로 때우는 `살인 다이어트'로 체중을 76.5㎏까지 줄였다.
예상대로 투구감각이 되살아났다. 그런데 임창용은 요즘 팀이 너무 잘 나가는 게 불만（?）이다.
큰 점수차로 이기는 경기가 많으면 자신이 실력발휘할 기회가 줄기 때문이다.
"타자들에게 살살 치라고 부탁해야겠어요. 그래야 밥그릇 안 빼앗기죠."
[권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