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한국,중국에 역전하자 북한선수 눈물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12분
◇제18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한국과 중국의 준결승이 벌어진 8일 일본 시즈오카 구사나기체육관.
관중석 한켠에 앉아 조용히 한국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플레이하는 한국 선수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눈으로 응원'하는 수준이었다.
한국이 득점을 넣을때마다 박수를 치는 게 고작.
재일교포 20여명이 떠들썩하게 응원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바로 붉은 유니폼의 북한 선수들이었다.
이번 대회에 9년만에 출전한 북한은 1부리그의 한국과 다른 2부리그에 속해 직접 실력을 겨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의 예선전 2경기와 준결승을 포함해 총 3경기를 지켜봤다.
북한 선수들은 체육관이나 숙소인 아소시아호텔에서 한국 선수들과 부딪치면 시선을 피했다.
유영주는 "（이）경숙 언니와는 지난 90년 싱가포르대회때 같이 얘기도 나눴는데 이번엔 눈치를 보느라 인사도 못하더라"며 섭섭해했다.
북한의 통역을 맡고있는 박금미씨（23）는 "이날 한국이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두자 선수들이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선수들은 한국을 응원할때 `화이팅' 소리도 크게 못낸다"며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북한 선수들은 처음보는 한국의 원피스형 유니폼을 보고 "멋있다"는 칭찬 일색.
북한은 2부리그서 우승해 1부리그 출전권을 따냈는데 2001년 차기대회에서 점프볼을 다툴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