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성 분석한 책 3권 동시 출간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12분
성（性）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다. 그러나 대개 금지된 화제였다. 음지에서 은밀하게 이야기돼 왔다. 그러나 감추면 독버섯이 된다. `구성애의 아우성'이 그랬던 것처럼, `햇볕론'은 성에 대한 담론에서도 유효하다.
최근 무게있는 성서（性書） 세 권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난해하지도, 조잡하지도 않은 게 공통의 장점. 심리학적, 역사적, 사회적 시각으로 접근, 우리의 이해를 넓혀준다.
일본작가 시부사와 타츠히코의 `몸 쾌락 에로티시즘'（바다）은 에로티시즘 입문서이자 고전. 관음증, 동성애, 페티시즘 등 에로티시즘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정신분석학과 생리학은 물론 역사, 문학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표현이 인상적. 30여년 전에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폭넓고 진보적인 시각을 갖추고 있다.
시부사와에 의하면, 현대는 관음증의 시대다. 최근 우리 사회를 폭풍처럼 휩쓸고 간 `O양 비디오'를 둘러싼 해프닝이 한 예. 남성의 경우 `보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성적 자극이다. 누드 잡지, 에로영화, 인터넷 포르노사이트 등이 `눈의 에로티시즘'을 부추겨 왔다.
동성애와 이성애는 단지 통계상의 비율일 뿐이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것은 색맹이나 왼손잡이를 비난하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에로티시즘은 인간이 `의식적 존재'임을 반증해 준다. 이미지 혹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섹스와 편견'（정신세계사）은 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도전한다. `매춘의 역사'로 유명한 미국 성과학자 벌로부부의 역작. 성에 대한 문화적, 역사적 접근이 돋보인다.
수음이 광기의 원인으로 치부되고, 피임 관련 책을 쓴 의사가 고발당한 일 등 성적 금기와 편견에 대한 역사적 유래와 사례를 고찰한다. 월경, 피임, 낙태, 포르노그라피와 외설 등을 둘러싼 논의도 보여준다.
노인의 성을 조명한 책도 있다. 미야우치 히로이치의 `아름다운 노후 자신있는 성'（리브로）. 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사람을 아름답게 늙게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임정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