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통곡의 벽 (1)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5시 12분
결국 딸 아이가 경기를 일으키며 까무러쳤다.
며칠전부터 울며 보채던 5살 난 딸 아이가 무엇을 보았는지, 오늘 눈이 뒤집힌채 거실 소파에서 경기를 일으키고야 말았다.
아내는 너무나 당황해 아이를 꼬옥 껴안고 울기 시작했고, 나는 구급상자를 열어 우황청심환 한 알을 꺼내들어 입 속에 잘게 씹어 액을 만든후 바들바들 떠는 아이의 새파란 입술 속에 그것을 흘려넣었다.
딸 아이의 얼굴은 핏기가 말라버린 것처럼 창백했으나, 이내 조금씩 혈색이 돌아오는듯 했다.
아이는 며칠전부터 나와 아내에게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울먹이곤 했다.
"아가가 울어…. 아가가 울어…."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켰지만, 거기엔 늘상 전에 살던 주인이 우리에게 주고간 꿩의 박제라던가 비둘기의 박제 같은 것들 뿐이었다.
실상 아이를 위해서 그런 것들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우리가 이 집에 이사온 것은 한달 전이었다.
집을 보러 아내와 내가 이 집에 처음 왔을 때, 집안에는 수많은 박제들이 놓여있었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