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곡 연주회' 잇따라 열려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3시 36분
전곡 연주회가 빈번해졌다.
지난 4월 강충모가 바흐 피아노 전곡 연주회 첫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이성주,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잇달아 전곡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중적인 레퍼토리만 집중 연주하던 음악풍토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흐름이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 4월 강충모의 공연에선 영산아트홀 전석(700석)이 매진됐다.
올 12월 두번째 전곡 연주회를 가질 예정인 강충모는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기 전에 음악인생을 중간 결산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
지난해 모차르트 바이올린 전곡 연주회로 화제가 됐던 김남윤은 지난 7일부터 3회에 걸쳐 강충모와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남윤은 "연주자에게 전곡 연주회는 하나의 산을 정복하는 것과 같다"며 "연주자에겐 공부의 기회가 되고 관객은 음악적 편식을 치료할 수 있어 일석 이조"라고 분석.
김남윤은 9일,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갖고 베토벤의 소나타 10곡을 모두 연주할 계획. 내년엔 낭만주의 시기의 소나타를 모아 연주회를 할 생각이다.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김대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회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대진은 "쇼팽 서거 150주년을 맞아 피아니스트로서 특별한 무대를 마련해보고 싶었다"며 "협주곡 1, 2번엔 쇼팽의 음악 세계가 응축되어 있다. 이 협주곡을 이해하는 게 쇼팽과 가까워지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성주의 헨델 소나타 전곡 연주회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무대다.
그동안 4번과 6번만 즐겨 연주됐으나 이번엔 여섯곡 전곡이 무대에 오른다. 일본의 쳄발리스트 시나치로 나카노가 협연, 눈길을 끈다.
강충모와 이성주의 전곡 연주회를 기획한 크레디아의 정재욱 대표는 "상업성 보다 음악적 완성도에 신경을 쓰는 연주자들이 늘고 있다. 익숙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일단 끌어모으는 식은 공연은 이제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