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숙제 대신하는 아빠=신호위반형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7시 24분
미국에는 `아버지 날'이 따로 있단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선 `어머니 날'만 있다가 아버지들의 요청으로 `어버이 날'(父+母)로 고친 것이다.
이 세상엔 끝내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지 못할 사람이 있을텐데, 그들이 이런 항의를 하지 않을까? `삼촌 날', `이모 날', `고모 날', `작은 아버지 날', `처제 날'… 들도 만들자는.
각설하고. 지난 어버이날에 어머니 얘기만 했더니 대번에 `우린 뭐냐!'며 볼멘 말씀을 해 오신 아버지들이 계셨다. 해서 오늘은 아버지 야그. 단 약간 찜찜해도 들어 주시길.
아이를 낳았다고 다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운전에서도 태도 불량자는 면허를 취소하듯 만일 이런 아버지가 계시다면 면허증을 반납해야 할 것이다.
☆ 총알운전형_ 아이가 천재가 되길 원한다.
"이 놈아, 일곱 살이나 된 녀석이 코소보 사태도 이해 못하고 여태 영어도 못하냐?!"
☆ 음주운전형_ 기분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영웅호색이라 했어. 얌마, 때론 술 먹고 사고도 치고 가출도 해보고 그래! 짜아식, 쫀쫀하긴!!"
☆ 신호위반형_ 규칙을 무시한다.
"그런 어려운 숙제는 나나 엄마가 해 줄테니까 넌 오락실에 가서 뿅뿅∼이나 하구 와라!"
☆ 뺑소니형_자식으로부터 도피.
"난, 너 같은 딸 둔 적 없어! 니가 뿌린 씨앗 니가 거둬!"
☆ 추월형_ 과잉보호.
"나 예전에 군대 갔다가 지금의 니 엄마 보다 훨씬 예쁜 영숙씨도 놓치구 취직도 늦었어. 군대? 내가 빼 줄게!"
☆ 끼어들기형_ 남의 영역을 쉽게 침범.
"이 것아, 왜 공대를 가서 손에 기름을 묻히냐구?! 넌 의대나 법대를 가, 가라면 가아∼!!"
☆ 중앙선 침범형_ 지나친 간섭과 통제.
"애비가 느이 시절엔 수제비도 못 먹었어. 넌 대학생이니 일주 용돈은 천원에 오후 6시가 귀가 데드라인이야!"
_그래도 이세상엔 무면허 아버지보다 모범 아버지가 훨씬 더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