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안점미-팬클럽몰고 다니는 스타치어리더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5시 53분
두산과 LG는 프로야구 서울 라이벌.
두팀이 맞붙을 때는 선수 뿐만 아니라 치어리더까지 죽을 힘을 다해 싸운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과 LG 치어리더로 활약하는 아가씨가 있다.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 안점미양（20）이 바로 `박쥐' 같은 치어리더다.
안양은 야구시즌에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타도 LG"를 외치지만 농구시즌이 되면 LG 세이커스의 치어리더로 "LG 이겨라"를 외친다.
"종목이 다르니까 아무 상관 없어요. 저는 언제나 야구는 두산이, 농구는 LG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잠실야구장에서 LG와 맞붙을 때는 왠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고 한다.
LG 치어리더들이 겨울에는 한솥밥을 먹는 `응원 동지'인 까닭이다.
그러나 7일 끝난 두산－LG의 잠실 3연전에서도 안양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두산 화이팅"을 외쳤다.
안양이 치어리더로 데뷔한 것은 지난해 2월.
고향인 경남 창원의 경남여상을 졸업하고 농협에 취직한 안양은 두산에서 치어리더를 뽑는다는 스포츠신문 기사를 보고 주저없이 사표를 낸 뒤 서울로 올라왔다.
집에서는 은행원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린다고 성화가 대단했지만 1m69, 50㎏의 타고난 치어리더 안양은 모든 반대와 6대1의 경쟁을 물리치고 치어리더가 됐다.
지난 시즌 치어리더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안양은 야구시즌이 끝날 무렵 LG로부터 농구단의 응원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LG농구단의 연고지가 마침 창원과 서울이었기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금의환향'한 안양은 농구가 시작되자마자 스타가 됐다.
관중동원 1위를 기록할 만큼 농구 열기가 뜨거운 창원에는 `화이트'라는 팬클럽이 결성돼 안양이 `출전'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대문짝만한 응원 피켓과 플래카드가 나붙는다.
오성식이나 박재헌 박훈근 블런트 등 LG 스타플레이어들을 뛰어넘는 인기다.
안양은 그러나 "치어리더는 힘든 직업"이라고 말한다.
하루에 5∼6시간씩 훈련을 해야 하고, 야간 경기가 끝나면 잠실에서 언니집이 있는 경기도 안산까지 심야 지하철을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미 있어요. 이렇게 신바람 나는 직업도 세상에 없을 걸요."
`박쥐' 치어리더 안점미양은 팬들이 기다리는 응원단으로 달려가며 자신있게 말했다.
[김승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