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신세대들 유행어, 은어 남용 심각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5시 53분
"최뽀슈! 파도타기 한판?"
"엄하네. 지금 나를 띄엄띄엄 보는 거야? 돼지꿀꿀".
분명 우리나라 말이지만 `통역'이 없으면 도무지 알아 들을 수 없는, 이른바 `세기말 유행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뽀슈'란 `뽀르노（포르노）슈퍼스타'를 줄인 것으로, 장난삼아 친구를 낮춰 부를 때 쓰는 말이다.
`파도타기'는 차례대로 하는 폭탄주 원샷, `엄하네'는 너무하네, `띄엄띄엄'은 얕보다를 뜻한다.
그리고 `돼지꿀꿀'은 `그러면 안된다'는 의미로 쓰인다.
`뾰슈'는 얼마전에 상영됐던 영화 `부기나이트'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단어이지만, 다른 말들은 어원 찾기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이밖에도 `신곡 나왔다'（입시제도가 바뀌었다）, `짱나네'（짜증나네） 등도 자주 쓰이는 유행어.
특히 젊은이들이 접두사로 `개'를 붙이는 것은 욕이 아니다.
`개맛'는 `아주'라는 뜻으로 `왕-' `캡-' 등의 뒤를 이어 신세대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따라서 "개맛좋다!"라고 말하면 이는 "보신탕이 맛있다"는 의미가 아닌 "아주 맛있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쓰이고 있는 `당근이지'（당연하지）는 신세대의 유행어중 최고 걸작품.
신세대들은 전에는 비슷한 발음이나 줄임말을 유행어로 사용했으나, 요즘엔 아예 전혀 다른 의미의 말을 가져다 쓰고 있기 때문에 유행어를 모르면 친구들 사이에서도 대화가 안통해 왕따를 당하기 쉽다는 것.
강문기군（23．단국대）은 "과거 대학가의 유행어들은 시대를 꼬집는 통쾌함이 있었지만 이젠 말장난만 남은 것 같다"며 "세대간 단절 극복을 위해서라도 은어 사용에 좀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