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테리우스 긴머리 자른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14시 41분
`테리우스' 안정환（23．부산 대우）이 단발을 선언했다.
치렁치렁한 긴머리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 온 그가 골사냥에 집중하기 위해 꼬박 1년 동안 애지중지 길러온 머리칼을 싹둑 자르기로 했다.
한가지 조건이 있다.
팬들이 허락할 경우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테리우스가 보다 나은 활약을 위해 머리칼을 자르겠다는데 굳이 말릴 팬은 없을 터.
따라서 조만간 테리우스의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테리우스가 머리칼을 자르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덥고 거추장스러워 거슬린다는 점.
경기 막판에 머리채의 무게가 느껴질 만큼 피로를 부채질하는 것도 문제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불편한 게 많다.
"목덜미와 등을 덮고 있는 머리카락 때문에 덥기도 하지만 매일같이 감고 말려야 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거든요."
식사 때 머리칼이 흘러내려 밥과 함께 씹어 삼킨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1주일에 꼬박 1통씩 들어가는 샴푸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한 것 또한 사실이다.
테리우스가 머리를 기르기 시작한 건 작년 5월부터.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숙소 근처 미용실에서 마지막으로 머리를 다듬은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손을 안 댔다.
테리우스는 단발이 절실했던 지 기자를 통해 자기의 팬클럽 회원들에게 부탁까지 했다.
"머리카락을 자르고도 골을 잘 넣을 자신있으니 허락해 달라"고.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