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7개월만에 선발 이대진 '절반의 성공'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01시 05분
"오늘은 스피드건 꺼주세요."
경기전 해태 선발 이대진은 문성록 기록원에게 스피드를 체크하지 말아 달라며 씩 웃었다.
어차피 전력피칭을 하지 못하는 상태니까 투구속도가 별 의미없다는 얘기.
7일 전주 해태－쌍방울전은 경기의 승패보다 어깨부상에서 회복한 이대진의 투구내용이 최대관심사였다.
작년 10월4일 광주 OB（현 두산）전 이후 무려 7개월만의 선발등판.
이상윤투수코치는 경기전 "무리해서 던지지 말고 조금이라도 어깨에 통증이 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지시했고, 이대진도 "컨트롤 위주로 던지겠다"고 밝혔다.
예상투구수는 70∼80개.
1회엔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다. 쌍방울 선두 조원우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3번 동봉철에게 사구를 내줘 1사 1,2루.
4번 박재용에게 높은 직구를 던지다 중전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4회 2사 1,2루에서 강판될때까지 맞혀잡는 피칭으로 위기를 넘겼다.
3⅔이닝 동안 탈삼진은 없었고 피안타 3개에 1실점. 4사구가 4개로 컨트롤은 아직 잡히지 않은 모습.
74개의 볼을 던지는 동안 최고스피드가 140㎞짜리인 직구가 3개 있었지만 대부분의 직구는 130㎞대 중반으로 위력적이진 않았다.
직구 40개, 변화구 34개로 3,4회엔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주로 던졌다. 스트라이크 42개, 볼 32개.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대진은 "컨트롤이 잘 안돼 애를 먹었다. 80％의 힘으로 던졌다"며 7개월만의 피칭소감을 밝혔다.
그의 이름 석자를 감안할때 인상적인 피칭은 아니었지만 해태로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일단 에이스가 돌아왔다는 점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니까.
[ 전주＝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