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안티 미스코리아 '남성눈요기 대회 NO!'
기사입력 1999년 05월 07일 14시 06분
여성 문화지의 게릴라를 자처하는 계간 `이프（if）'（발행인 김민숙）가 각종 미인대회에 반대하는 뜻으로 국내 최초의 `안티（반．反）미스코리아대회'를 준비하고 있어 화제다.
99미스코리아 선발대회（22일 예정）보다 일주일 앞선 15일（오후 5시∼8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1가에 있는 문화일보 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엔 참가 자격에는 나이도 신체 사이즈도 제한이 없다.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해 34-24-34 늘씬하게 빠진 '표준미인'을 거부하고 `꽃보다 아름다운' 개성과 멋을 뽐낸다.
지난 4월초 PC통신을 통해 공모, 예선．본선을 거쳐 출전 자격을 얻게 된 참가자들은 31명.
가장 눈길을 끄는 참가자는 10세의 `여성' 황우선양（상서초등4）과 일본군 강제위안부 출신 김순덕 할머니.
50대 `아줌마' 박영숙씨（서울 중앙병원 갤러리 관장）는 89세 시어머니 박복련씨와 함께 참가, 고부간에 미를 겨룬다.
`변신시멘트 귀신'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여성록 밴드도 당당히 출전자격을 얻었다.
또 육체 중심의 미적 기준을 파괴한다는 뜻에서 여성장애인 김경희 오정미씨도 참가한다.
이들 `안티 미스코리아 후보'들은 노래, 연주, 연기, 퍼포먼스를 통해 신명나는 `놀자판'을 만들게 된다.
이 후보들 중에서 `웃자상' `놀자상' `뒤집자상' 수상자가 뽑힌다.
지난 3월 `이프' 8호가 발간되면서 제안된 이번 행사는 `미스코리아를 폭파하라'（도서출판 이프．김신명숙지음） 출판과 함께 소규모 행사로 기획됐었다.
그러나 여성 단체들이 전폭적으로 호응하고 참가신청이 밀려들면서 `판'이 의외로 커진 것.
이미경（한나라당 국회의원） 문성근（영화배우） 정한용씨（국민회의 국회의원）등은 추진위원으로 참여했고, 격려위원으로는 조한혜정（연세대 사회학교수） 이현승（영화감독） 이불（행위예술가）김신명숙씨（작가）등이 참여했다.
사회는 변영주（영화 `낮은 목소리'의 감독） 유지나씨（동국대 영화학교수）가 맡았다.
`이프'의 편집장 박미라씨（여．35）는 "이제까지의 미인대회에서 여자는 눈요기감 남자는 응큼한 관객이었을 뿐이었다"며 "이번 행사에서는 모두 함께 웃고 놀면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의 느낌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