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자리바꿈 이어 뒤돌아보기 금지에 강력 반발
기사입력 1999년 05월 07일 14시 06분
경륜사업본부가 올부터 선수들이 레이스 도중 뒤를 돌아보는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선행형 선수들의 불만이 높다.
이들은 "이같은 조치는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행형의 전법적인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선행형을 장려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많은 제약을 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선급의 경우 선두 유도원 조기 퇴피와 자리를 넣어주고 다시 바꾸는 이른바 자리바꿈 금지 등으로 레이스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행형 선수들이 더욱 더 부담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업본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선두유도원 퇴피후 뒷 선수들을 자꾸 쳐다보는 행위가 팬들로부터 의혹을 살 소지가 높다는 이유 때문.
사업본부는 선두 유도원 퇴피후 7~8회 이상 뒤를 돌아보면 주의, 14회 이상이면 경고 처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단 한차례라도 팬들의 오해를 살만큼 정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1회차 출전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일반급의 H선수와 특선급의 K선수가 각각 1회차 출전정지와 서면 경고를 받은 것도 바로 이 때문.
특선급의 K선수는 "뒤에 있는 H선수를 견제하려고 쳐다본 것이 또다른 H선수를 끌어주기 위한 행위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많은 선수들은 "선행형 선수들은 후미에 있는 선수들의 역습에 대비해 힘과 템포를 조절하며 레이스를 펼친다"며 "가급적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심적 부담 때문에 레이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고 실토했다.
특선급의 한 선수는 "주의나 경고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밑으로 숙인채 뒷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면서 "하지만 외선에서 갑자기 젖히기를 시도하는 선수의 경우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아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경륜선수 가운데 선행전법을 구사하는 선수는 20~30%선.
특히 특선급의 경우 기존의 선행형 선수들도 레이스를 주도하기 보다는 막판 역습을 노리는 추입전법을 선호해 전반적으로 레이스의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행형의 한 선수는 "선행 수당도 없는 마당에 제약만 많다면 누가 선행에 나서겠느냐"며 "개선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