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칼럼] 서세원, 규칙적인 운동으로 즐거운 삶을
기사입력 1999년 05월 06일 14시 43분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이는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시대를 초월해서 너무나 보편적인 본능이자, 인간의 권리,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다이어트 열풍이 불어닥친 건 이미 오래전 얘기다.
덴마크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식이요법 다이어트도 수백종이 넘는다.
게다가 체력단련과 몸매가꾸기를 위한 운동기구도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 역시 숨길 수 없는 나이살, 뱃살에 대한 고민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일에 치이는 일상생활에 정신적 여유와 체력적인 에너지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택한 길은 운동이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을 정해 놓고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기분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런 나의 유쾌한 기분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드는 것 보다 가장 설득력이 강한 말은 딱 한가지였다.
"요즘 몸이 좀 좋아진거 같아. 운동 좀 해야겠어…"
바로 살이 찐거 같다는 말로 상대방을 자극시키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작전에 가장 먼저 걸려 든 사람은 탤런트 김지호다.
정말 뺄데도 없는 날씬한 몸매, 그런데도 나는 김지호에게 다이어트를 하라며 조깅을 할 것을 권장했다.
충격을 받은 김지호는 바로 다음날 헬스장을 찾았다.
그리고 죽도록 뛰었다.
'세원 아저씨가 한시간을 뛴다면 나는 한시간 30분을 뛰리라.'
타는 가슴과 흐르는 땀방울로 고통스러울 때마다 김지호는 이렇게 되새기며 이 악물고 뛰었단다.
며칠이 지났다.
몸이 가벼워진 거 같다며 흡족해하는 김지호에게 나는 한번더 장난스레 말을 건냈다.
"운동한거 맞아? 아직도 그대로 인데…?"
김지호는 그날도 밤새 러닝머신과 씨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운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 저녁도 먹고 여유있게 TV를 보고있는데 순진한 김지호는 "세원 아저씨도 지금 운동하러 간댔어"하며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김지호, 이제는 너무 야위었다.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졌다며 본인 스스로 행복해 한다 하더라도 이제는 고백할 때가 온 것 같다.
"김지호, 이제 그만해. 니가 뺄 데가 어디 있다고, 원래 이뻤어…!" [방송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