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희] '조규제-위재영 없는 마운드 내가 지킨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06일 14시 13분
현대 김재박감독이 또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조규제의 부상과 위재영의 병역문제로 느닷없이 선발진에 구멍이 뻥 뚫린 현대 마운드.
하지만 김감독은 지난 5일 삼성전을 치르면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현대 신인 사이드암 박장희(23)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감독은 조규제와 위재영의 공백을 최영필과 박장희가 메워줘야 한다고 믿었지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최영필은 이미 선발수업을 받은 검증된 투수였지만, 박장희는 아직 백지장이나 마찬가지.
이날 삼성전 4회말 무사 만루에서 선발 정명원을 내리고 박장희를 올린 김감독의 뒷 얘기는 "경기를 내줄 각오"였다고 한다.
하지만 뜻밖에도 박장희는 100% 이상 기대에 부응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것은 물론 팀의 연승행진을 이어준 보배가 된 것이다.
3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올시즌 10경기만에 첫승을 거둔 박장희는 앞으로 팀내에서 할일이 많다.
일단 오는 9일 인천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야 한다. 데뷔 이후 첫 선발등판이다.
현대가 처한 투수진의 다급한 실정에 따른 변칙이지만 박장희로선 더없는 기회다.
계약금 3억원의 큰돈을 받고 입단한 박장희는 "투수진이 너무 좋아 언제 선발로 들어갈지 암담하다"고 말했던게 엇그제다.
선발로 나서는 박장희에겐 숙제가 있다. 시즌전만 하더라도 140㎞에 이르던 직구 스피드가 130㎞대 중반으로 뚝 떨어졌다는 점이다.
낮게 깔리는 컨트롤과 슬라이더는 합격.
박장희의 선발합격과 현대의 상승곡선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대구＝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