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버디욕심 버리고 안전운행'
기사입력 1999년 05월 06일 14시 13분
"버디 욕심을 내기보다는 보기를 안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군제컵 월드 레이디스 골프대회에 초청을 받아 일본 프로무대에 첫선을 보인 박세리(22)가 5일 프로암 대회를 마친 뒤 밝힌 우승 전략이다.
연습라운드를 따로 할 시간이 없어 프로암 대회를 하면서 코스를 탐색한 박세리는 "코스가 상당히 어렵다. 거리가 길고 그린이 까다로워 욕심을 부리다가는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코스가 바로 이 곳"이라고 말했다.
대회장소인 도쿄 요미우리CC는 산속에 만들어져 마치 한양CC 신코스처럼 높낮이가 심한데다 거리도 6414야드로 길다.
특히 이 거리는 그린 중앙까지가 아니라 페어웨이쪽 에지까지의 거리여서 실제 거리는 6600야드를 넘는다는게 박세리의 계산.
그린은 대부분이 페어웨이보다 높게 만들어진 포대그린이어서 핀을 향해 직접 공략하기가 어렵고 그린에 올라가서도 만만치가 않다.
크기도 큰데다 빠르며 에지쪽으로 볼이 흘러내리게 만들어져 있어 자칫 잘못하면 퍼터를 들었다가 다시 웨지를 들고 그린 밖으로 나가야 할 판.
박세리는 "거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페어웨이가 평평한 미국에서만 라운드를 하다 오래간만에 한국처럼 업다운이 심한 코스에서 하려니 약간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차 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박세리는 1,2라운드는 안전하게, 그리고 어느 정도 적응이 끝난 3,4라운드서는 공격적인 골프로 정상 도전에 나설 참이다.
4라운드 합계 5∼7언더파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는 박세리는 "파3인 18번홀의 경우 내리막이긴 하지만 202야드에다 앞바람까지 불어 스푼을 잡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아마도 이번 대회의 우승은 이 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저모]
◇일본의 각 언론은 박세리의 일본 대회 출전소식을 빠짐없이 다뤄 그녀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5일 프로암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포토 타임이 있었는데 수십명의 사진기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었으며 대회를 마친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도 50여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박세리는 기자회견에서 "초청을 해줘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일본 팬들을 위해 멋진 경기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일본 투어지만 한국과 대만, 그리고 미국 뉴질랜드 스웨덴 등 세계 각국 선수들이 출전해 국제 투어인 듯한 인상.
118명의 출전선수중 일본 97명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박세리를 포함, 10명으로 가장 많고 대만이 8명, 그리고 미국 뉴질랜드 스웨덴 각 한명씩 출전.
◇한희원의 코치인 조 티엘(미국)이 이번 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5일 이곳에 도착.
조 티엘은 한희원 외에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인 하토리 미치코도 제자로 두고 있는데 박세리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날아온 것.
조 티엘은 "박세리와 한희원의 아마시절에 잠깐 지도를 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대회가 당시의 그들과 지금의 그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나기(일본)＝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