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간첩리철진']'관객 웃음도 훔칠래요'
기사입력 1999년 05월 04일 14시 31분
남한에 침투한 간첩을 어벙한 시골사람인 줄 알고 칼을 들이댄 `겁도 없는 4인조 강도'가 장진 감독의 `간첩 리철진'（시네월드 제작）의 웃음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4인조 강도'는 장 감독과 연극을 함께 했던 연극배우 출신들. 1대 품바로 널리 알려진 정규수를 비롯해 이문식 임원희 정지현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수퍼돼지 유전자 샘플을 훔치기 위해 남파된 간첩인줄 모르고 리철진（유오성）을 털었다가 이상하게 얽혀든다. 가방에서 나온 군자금과 권총 등을 소지하다가 오히려 모기관으로부터 `4인조 간첩단'으로 누명을 쓰기까지 한다.
나중에 자신들이 턴 사람이 간첩인 줄 알게 됐지만 앞에 나서서 응징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삭발도 하고, 가리마를 바꾸는 등 부산을 떤다.
"공산당은 싫지만 처지가 처지인지라 어쩔 수가 없잖아요."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이들의 상황이 웃음코드. 간첩을 물먹인 진정한 애국자의 공을 인정받지도 못한 채 남의 이목을 피해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배꼽을 쥐지 않을 수가 없는 것.
편집과 믹싱 등 막바지 후반작업중인 `간첩 리철진'의 장 감독은 "독창적인 웃음을 창조해낸 이들 `4인조 강도'가 이번 영화의 히든카드"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