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쉬리?=취직 못한 백수의 고민
기사입력 1999년 05월 04일 14시 16분
`원초적 본능'. 샤론스톤이 홑치마만 입은 채 다리를 꼬고 담배를 피워문 자세가 뭇 남자들을 그냥은 잠 못들게 했던 영화였지.
나중에 `원죄적 본능'이라는 영화도 나왔는데, 원초적 본능의 감동（?）을 다시 느끼려 갔던 관객들이 `에이∼ 눈맛만 버렸어!'했던 4류 아류작였다.
곧 대작 `쉬리'의 아류작들도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지난 회에 잇는다.
★ `쉬리?'_ `쉬리'하고는 물음표 ?가 붙어있어 제목이 다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어찌된 일인지 취직을 못해 이른바 백수로 지내는 주인공 창세. 그가 어렵사리 취직을 한다.
그러나 그 회사는 단박에 부도가 났고 집에서 다시 쉬게 된 창세. 하늘을 쳐다보며 자조적으로 또 `쉬리?'라고 뱉는다.
시대의 아픔이 압축된 사회고발성이 강한 영화.
★ `시리'_ 히틀러가 한반도를 침공하려 하자 우리의 광개토대왕은 친히 군사를 이끌고 백두산을 넘는다. 그러나 병사들은 계속되는 산속의 강행군에 갈증이 나 몹시 목 말라 한다. 그때 사단장 강감찬 소장이 외친다.
`저 고지만 넘으면 살구밭이 있다!' 병사들은 대번에 입안이 `시리'며 침이 고인다. 말만 들어도 입이 `시리'는 산과 일을 최면요법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파고 든 전쟁 과학 영화. 흠이라면 시공이 왔다리갔다리….
★ `허리'_ 베둘레헴 아가씨가 바지를 사러갔다. 34인치를 입어야 하는 그녀는 자존심 때문에 24인치짜리 바지를 억지로 몸에 꿰었다.
그러자 앞쪽 지퍼에 까만 실밥이 삐져 나왔다. 총각 점원이 입으로 실밥을 끊으려 했는데, 그건 실밥이 아니었다. （그럼 毛였나?） 여자가 수치감에 아! `허리여∼!'라고 외치는 페미니즘 무비의 결정판.
★ `소리'_ 경제를 망친 어떤 전직 대통령. 계속 엉뚱한 소리만 해대는 그에게 측근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해도 씰데없는 `소리!'라며 일축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집안의 벽에 머리를 쿵∼ 부딪친 후 제정신이 들었는지 TV에 등장해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 대한 국민 여러분, 아이 엠 소리!'. Sorry는 `쏘리'가 맞다해도 그 쌍 시옷（ㅆ）발음을 끝내 못한다.
`격동 50년'류의 정치비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