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청순미 벗고 '비련의 여인'으로
기사입력 1999년 05월 04일 14시 13분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한 최지우.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액션느와르 `인정사정 볼 것 없다'（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의 여주인공 최지우가 도망자 안성기의 애인으로 등장, 트레이드마크인 청순미 대신 비련의 여인을 택했다.
지난 주말 마포에서 최지우는 형사들 몰래 사랑하는 남자 안성기와 연락을 취하려다 미행하던 형사 박중훈에게 붙들려 대포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기막히게' 연기해냈다.
사랑하는 남자의 범죄를 알면서 끝까지 숨겨야 하는 여자의 아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최지우의 눈물'이 이날 촬영의 압권.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내며 한숨을 내뱉고, 눈동자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다. 옆에서 보기에도 애달픈 최지우의 눈물연기는 이명세 감독을 비롯한 제작스태프들의 마음까지 숙연하게 만들었을 정도.
과격하고 우직한 형사 박중훈도 최지우의 이러한 모습에 잠깐동안 감동돼 아련한 여인의 향기를 느끼기까지 한다.
꼼꼼한 연기지도로 유명한 이 감독이 흔쾌하게 O.K사인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최지우의 이 날 연기는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평.
"처음에는 감독님의 세밀한 연기주문에 당황했어요. 그런데 왜 그런 감정에 몰입해야 하는지 감독님의 설명을 듣고서는 쉽게 연기에 임할 수 있게 됐지요."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건만 최지우는 어느새 연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 듯, 성숙미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이달 하순까지 촬영을 마친 후 여름방학시즌에 맞춰 일반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