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7차례 기습 점검'텍사스촌 된서리'
기사입력 1999년 05월 04일 13시 51분
4일 0시10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세칭 `미아리 텍사스'라 불리는 유곽지대.
400여m 길따라 150곳의 유곽 앞에서 취객들이 흥정하는 모습에 힘이 없다. 썰렁하다. 그 수가 크게 줄었다.
"삼춘 `장미'로 와요. 잘 해줄께요."
"돈 없으면 어때? 하룻밤 인연인데…."
컴컴한 `텍사스'. 휘황찬란한 불빛아래 인형차림의 여인네가 눈웃음을 팔던 `40년 황금시대'의 모습은 완전 사그라들었다.
텍사스 5곳의 입구마다 진을 친 `아줌마 부대원'. 망을 보는 사람들 같다.
집마다 어둔 커튼을 들춰야 비로소 드러나는 여인네의 모습.
관할 종암경찰서에선 4월에만 7번째의 `번개 단속'을 펼쳤다.
지난달 28일엔 O업소의 주인 K모씨(28)가 붙잡혔다. 4월에만 10건째.
K씨는 미성년인 가출 여학생을 무려 5명이나 윤락녀로 고용했다. 그중 S양(15). 석달전 부산에서 가출했다.
단란주점과 티켓다방을 전전한 후 한달전쯤 텍사스로 진입.
"저 미성년자 아녜요. 18살 넘었는걸요. 주민증이요? 도둑맞았어요. 사장님은 제 친척 삼춘예요. 왜 이래요. 저 집 없어요. 다 컸는데…."
취조 형사들은 S양을 잡아놓고 신원 파악하느라 새벽까지 입씨름을 벌였다.
"정말 닳고닳았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어요. 15세 소녀가 어찌 저리 됐는지…."
소년계 나호신 계장은 한편으론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일.
종암경찰서는 김수철 서장 부임후 올초 대대적으로 미성년자 고용업주와의 무한전쟁을 선포했다.
앞으로 달포가 지나면 이 영계 전쟁은 `나라 전쟁'으로 돌변한다.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청소년보호법이 발동하기 때문.
청소년의 나이 규정이 지금의 만 18세 미만에서 만 19세 미만으로 한 살 높아진다.
무엇보다 미성년 고용 업주에 대한 가중처벌이 유례없이 혹독해진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강지원) 보호기준과 남형기 사무관은 "악덕업주든 일반 시민이든 청소년 유해행위를 할 경우 한마디로 패가망신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청소년보호법
▲이발소 안마시술소 윤락업소 등의 청소년 신체노출 등 성적 접대행위: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청소년 술자리 시중, 공공연한 음란행위:10년 이하의 징역
▲원조교제, 삐끼 고용, 혼숙 풍기문란 장소제공:3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
▲유흥주점 단란주점 비디오방 노래방 무도장 티켓다방 만화대여점 숙박업소 등의 청소년 고용:3년 이하 징역, 2000만원이하 벌금.
▲앵벌이 이용 등 청소년 학대행위:5년 이하 징역.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