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케미컬‥']거침없이 그린 중독세대들의 세계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15시 00분
`트레인스포팅'의 작가 어빈 웰시가 훨씬 더 강력한 작품으로 국내관객을 찾아온다.
`케미컬 제너레이션(Chemical Generation)'. 감독도 직접 정했다. 다큐멘타리감독 출신의 신예 폴 맥기건.
어빈 웰시는 `트레인스포팅'을 가벼운 청춘드라마로 만들었다며 대니 보일 감독과 결별했는데, 폴 맥기건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아직 `트레인스포팅' 안봤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했다는 후문.
그만큼 `케미컬 제너레이션'은 거침없는 영상으로 태어났다.
영화는 3부 옴니버스 스타일.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 한 가지만 있으면 인생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중독세대 세 젊은이가 주인공이다.
직장에서 잘리고, 집에서도 쫓겨난 봅(스테판 맥콜). 게다가 애인까지도 더좋은 남자 생겼다고 `신발' 거꾸로 신는 바람에 흥분, 공중전화 부수다가 유치장에 갇히기까지 한다.
2부 주인공 조니(케빈 맥키드)는 남들에게 이용당하기만 하는 얼간이. 결혼식날 신부는 이미 임신한 상태이고, 남자하객중 절반이상이 뱃속 아이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상황. 심지어 아래층에서 조니가 아이를 보는 동안 위층에서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격렬한 정사를 벌인다.
3부 주인공 코코(이완 브렘너)는 축구에 미쳐있다. 만날 때마다 애인이 결혼하자고 조르지만 아무 생각이 없는 코코는 마약에 중독된다. 마약하던 중 번개에 맞아 갓난 아이의 몸으로 바뀌기도 한다.
폴 맥기건 감독은 이들의 뒤틀린 삶을 잔인하리만치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충격과 재미를 둘다 주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속도감 있는 영상은 지극히 감각적이며, 대사에는 위트가 넘쳐난다. 상식을 비틀고, 동정이나 연민을 철저하게 제거해 숨막히는 사회를 고발할 뿐이다.(8일 시네코아)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