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조한승 3단 ●김영삼 3단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14시 59분
제3보(17∼27)＝흑 17의 주문은 단순하다. 백 가 움직여 달라는 뜻. 즉 백 `가'로 뛰어나가면 흑 `나'로 쫓아 하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인데 그렇게 두어줄 프로가 있을까.
백 18로 비켜받은 수가 프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좋은 착상. 흑 19가 어쩔 수 없을 때 백 20으로 벌려 좌변을 구축한다. 전보에서도 언급했듯이 흑 17이 좋은 평을 얻지 못했던 것은 실전처럼 흑의 모양이 하변에 편중된 모습을 띄게 되어 전국적으로 발전성이 없는 포석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흑 19 다음 백 를 제압하는 수는 `다'와 21 두가지. 실전 흑 21은 변쪽은 튼튼하지만 `라'의 끝내기 뒷맛이 남고, 흑 `다'는 21 또는 `마'로 젖히는 뒷맛이 남는 것이 단점이다.
백 22, 흑 23은 각자의 독특한 취향이다. 즉 백 22로는 23에 걸치는 것이 발빠르며, 흑 23도 `바'까지 벌리는 것이 폭넓다. 그런데 백 24 때 흑 25가 또한 지탄을 받은 수. 흑 1∼5까지 삭감이 시급했던 곳. 이렇듯 상변 백 두점을 노리면서 자연스레 국면을 운영해갈 자리라는 게 중론이었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