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두타자 잡아라' 특명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14시 27분
`선두 타자 진루를 막고 무명 타자들을 조심하라.'
박찬호（26·LA다저스）가 4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5분부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엑스포스전에서 가장 신경쓰는 점은 선두 타자를 잡겠다는 것.
지난 4게임에서 선두 타자들은 박찬호를 무던히도 괴롭혀 왔다.
4월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래 총 20이닝을 던진 박찬호는 무려 65％에 달하는 13명의 선두 타자들을 진루시키며 경기를 힘들게 끌어갔다.
노아웃에 진루한 선두 타자들 13명중 7명이 득점, 50％ 이상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엑스포스 타선은 주전 8명이 모두 20대인 젊은 팀.
평균 연령이 25.4살에 불과하고 그중 4명이 남미계인 엑스포스 타자들은 노련한 피칭으로 충분히 요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발빠른 선수들이 많은데다 선두 타자를 진루시키며 초반부터 기세를 살려주면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 된다.
대결 경험이 많치 않은 신인들에 고전하는 경향이 있는 박찬호는 마이클 바레트（23）와 브래드 풀머（24）를 특히 조심해야할 듯.
포수와 3루수로 기용되는 바레트는 최근 8게임 연속 안타에 3할5푼5리의 타율로 기세가 등등하고 특히 홈구장에서 4할3푼1리로 강하다.
1루수 풀머는 좌타자로 시즌 초반 2할4푼대로 부진하지만 98년 8월 27일 유일한 대결에서 4타석에 홈런, 2루타, 안타, 4구 1개로 박찬호를 철저히 두들겼다.
5,6번에 번갈아 기용되는 풀머와 바레트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것이 승리의 필수 조건.
4월29일 밀워키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라이징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그리고 타이밍을 빼았는 체인지업을 적절히 구사하면 몬트리올전과 돔구장 첫 승리가 보인다.
◇박찬호는 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에서 찾아온 15명의 입양아들과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USA 투데이지 기자인 입양아 도티 엔리코 기자가 인솔해온 이들 입양아들은 필라델피아의 필리스 구장으로 박찬호를 찾아왔고, 박찬호는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한 때.
박찬호는 2년전 여름 뉴욕 원정때도 입양아들의 세종 캠프장을 방문하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어딘가 정서적으로 힘들어보이는 입양아들에게 힘이 되주고 싶다"고.
◇박찬호가 데이비 존슨 감독에게 1천승째를 선사할 기회를 잡았다.
존슨 감독은 메이저리그 통산 999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3일 다저스가 필리스에 패함으로서 1천승째 기회는 박찬호에게 넘어왔다.
1천승은 현역 감독중 5번째이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44명의 감독이 1천승 이상을 기록했다.
◇박찬호는 3일 필리스전에 끝난 뒤 전세기편으로 몬트리올로 이동.
3연전 첫 경기에 기용되는 투수는 보통 혼자 먼저 이동하기도 하는데 이날 경기가 낮에 벌어져 박찬호는 경기를 모두 지켜본 뒤 동료들과 함께 이동했다.
[필라델피아（미 펜실베니아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