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명기]외야수보다 한발앞선 볼보이의 캐치플레이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02시 30분
`잘못이 있다면 직분에 충실했다는 것뿐.'
두산－한화전이 벌어진 2일 잠실구장에서는 볼보이의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인한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돼 관중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1회초 무사 1루의 한화공격. 2번 이영우가 친 타구가 1루를 스치면서 우익선상으로 시원스럽게 빠져나가자 우익수 장원진이 전력질주했다.
그러나 장원진보다 앞서 타구를 잡고 운동장밖으로 나가는 선수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볼보이.
볼보이는 관중들의 웃음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자기자리에 가서 앉아 있다가 장원진에게 공을 넘겨주고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파울볼인줄 알고 잡았는데 분위기가 이상해서 뭔가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볼보이의 말.
결국 이 타구는 인정 2루타로 처리돼 무사 2,3루.
야구규칙 3.15에는 `볼보이 경찰관 등이 공을 걷어 차거나 주어 올리거나, 밀거나 하였을때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고의방해로 본다. 방해가 고의적일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 데드가 되고 심판원은 방해가 없었을 경우 어떤 상황이 될까를 판단하여 볼 데드 뒤의 조치를 취한다'고 명시돼 있다.
[ 잠실＝신보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