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빠른볼 정면승부 '자신감 찾았다'
기사입력 1999년 05월 02일 14시 39분
벼랑에서 떨어졌던 아기사자가 마침내 벌떡 일어섰다.
삼성 김진웅（19）은 지난 1일 광주 해태전을 앞두고 김봉근 투수코치로부터 따끔한 일침을 들었다.
"또한번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면 선발에서 탈락될줄 알아."
선발투수 중 가장 볼이 빠른 최고시속 148㎞, 여기에 각도 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김진웅은 기둥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지만 매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오기를 여러차례.
경기 초반 신나게 던지다가도 중반에 집중타를 얻어맞는 등 경험부족이 원인이었다.
올해에만 4, 5회에 강판된 것이 벌써 3경기. 3승을 따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김봉근코치의 경고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김진웅은 지난 1일 경기에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고 대담하게 몸쪽 빠른 볼로 정면승부를 했다.
6⅔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곁들인 3안타 1실점. 시즌 2승째（2패）.
지난달 11일 대구 해태와의 더블헤더 1차전 이후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양준혁에게 몸쪽 승부를 하지 않고 바깥쪽 커브를 던져 중월 1점홈런을 허용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지만 이 경기에서 확실하게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김진웅의 승리는 올시즌 삼성이 처음으로 4연승을 내닫는 징검다리.
더욱이 팀으로서는 박충식 김상엽의 공백으로 선발운용이 힘들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말끔히 씻는 계기였다.
"두고보세요. 김상엽 이후 삼성에서는 최고의 고졸투수가 될 겁니다."
김봉근코치의 어깨가 한껏 들썩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였다.
[광주＝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