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30개월만의 복귀 건재과시
기사입력 1999년 05월 02일 14시 39분
지난 96년 11월 5일 포항전 이후 무려 30개월만에 프로 그라운드에 나선 최용수는 1일 전북 현대전（구미）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것.
후반 21분 정광민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최용수는 새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몸을 쉴새없이 움직이며 2만여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투지도 살아있었고, 문전에서의 번뜩이는 몸놀림도 여전했다.
팀의 패배（1대3）로 `제2의 데뷔전'이 다소 빛이 바랬지만 그의 예리한 감각은 팬들로 하여금 다음 경기를 기다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최용수 자신도 흡족해 할 정도였다.
"비록 골 장면을 보여드리지는 못했지만 플레이에는 만족합니다. 앞으로 체력만 뒷받침되면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 잘 뛸 수 있을 겁니다."
전북 최만희 감독도 "공백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몸놀림이 좋았다. 다음 경기부터는 원래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최용수는 재기가 의심스러울 만큼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잉글랜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의 이적 실패로 인한 충격과 방황, J리그 시미즈 S-펄스와의 경기서 입은 발목부상, 2년6개월간의 프로무대 공백….
그래서 그가 출전한다는 얘기에 일부 축구인들은 "팬서비스를 위한 전시용이겠지…"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궁금증이 다 풀렸다.
그는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고,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폭풍을 예고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은 최용수에게 써야 제격일 것 같다.
[구미＝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