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심재학 우익수로 쌍둥이의 깜짝 V작전
기사입력 1999년 05월 02일 14시 39분
지난 1일 마산 롯데전에서 LG가 '깜짝 쇼'를 연출했다.
투수 심재학을 우익수, 포수 김정민을 1루수로 출전시키는 긴급 구조조정으로 값진 승리를 따낸 것.
▲5-5 동점인 6회초 2사 만루.
LG 천보성감독은 7번 우익수 대톨라의 타석때 롯데의 2번째 투수인 왼손 가득염을 의식, 오른손 대타 김상호를 기용했다.
그러자 롯데 김명성감독은 3번째 투수로 잠수함 박석진을 투입하며 맞섰다.
LG는 다시 왼손 허문회 카드를 내밀었지만 1루 땅볼로 물러나 6회말 수비부터 김종헌을 우익수로 내보냈다.
▲여전히 5-5 동점인 7회초 1사 1,2루.
3구 삼진을 당한 2번 김선진이 박찬황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명령을 받자 1루 요원이 바닥났고, 외야수까지 부족한 '비상 사태'를 맞았다.
결국 7회말엔 중견수 이병규를 1루수, 우익수 김종헌을 중견수, 우익수엔 심재학으로 수비 위치를 조정했다.
▲LG가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1,3루.
'왕년의 4번' 심재학은 허문회의 헬멧과 방망이를 빌려 힘찬 스윙으로 몸을 풀며 2번 타자로 나가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겨우내 단한번도 타격훈련을 하지 않은 심재학 대신 포수 김정민을 대타로 써 천금같은 동점타를 이끌어냈다.
수비때는 1루수 김정민, 중견수 이병규, 우익수 김종헌으로 2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연장 10회까지 3시간59분의 혈투를 끝내자 천보성감독은 선수들의 손을 잡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만능선수' 심재학과 김정민에겐 "고생 많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산＝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