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경기시간 줄이자'
기사입력 1999년 05월 01일 02시 19분
틈만나면 잠실야구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야구장 가는길이 부담스럽다.
야간경기를 보기위해선 내일을 포기해야 한다.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 경기는 보통 밤 10시나 돼야 끝난다.
집에 돌아가면 밤 11시.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잘 시간조차 부족하다.
작년 2시간54분이던 경기 평균시간이 올들어 3시간16분으로 22분이나 늘어났다.
사람이 집중하며 관전할수 있는 야구경기 시간은 2시간40분 내외. 지루함은 관중감소를 초래한다.
지난 4월 경기당 평균관중은 703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923명보다 887명이 줄었다.
왜 경기시간이 늘었나? 뚜렸한 타고투저로 팀마다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져 `무더기 등판'이 일반화됐다.
작년 4월 한달동안 8개구단의 완투승은 8번, 완봉승은 2번이었다.
하지만 올 4월 한달 완봉승은 `0'이고, 완투승은 단 한차례（롯데 주형광）다.
각팀마다 에이스가 흔들리고, 이강철 이대진（해태） 최향남（LG） 등 확실한 선발들이 부상으로 쓰러진 것은 어쩔수 없지만 사소한데서 아까운 시간이 새고 있다.
타자들은 헛스윙이라도 하면 타석에서 멀찍이 벗어나거나 포수와 심판을 두고 한바퀴 빙 돈다.
투수들은 97년 감독자회의서 의결된 `주자가 없을 경우 15초안에 공을 던진다'는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어기적거리는 모습, 좀체 관중들은 염두에도 없는 듯한 느슨한 플레이.
프로스포츠의 존재이유는 팬들의 성원에 있다.
관중은 없고, 승부만 있는 프로야구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 박재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