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묘지의 부름 (3)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59분
영철은 놀란 나머지 자기 가슴에 손을 얹었다.
진우가 그의 랜턴을 집어주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래？ 진정하라구."
그러자 영철은 다시 랜턴을 비추더니 말했다.
"으… 이제 사라졌어. 빨리 여길…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 도저히 안되겠어."
그는 비틀거리며 앞장서서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진우도 별 수 없이 뒤따랐다.
둘은 승합차를 향해 정신없이 걸었다.
승합차가 약 10미터 전방에 보일 때였다.
승합차 옆에 한 사나이가 서 있는게 보였다.
그는 오른손에 새빨간 빛이 나는 전등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누, 누구요！"
영철은 몹시 당황한 어조로 외쳤다.
그 사나이는 영철 쪽으로 다가섰다.
"누, 누구냐니까！"
"나요. 당신들을 부른…."
순간, 그들은 안심했다.
"당신이요？ 한데… 여긴 정말 유령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진우가 말했다.
"알고 있소."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영철과 진우 옆으로 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게？"
진우가 재차 물으니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당신들의 스승인 구용호 선생의 원혼이 떠돌고 있소."
"예？ 그게 무슨 뜻이죠？"
"음…."
사나이는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가 보자."
영철과 진우는 그 사나이를 따라갔다.
그는 무덤 사이를 계속 걸어갔다.
"어딜 가는 겁니까？"
영철이 다시금 불안한 어조로 물었지만, 그는 담담하게 대꾸하며 앞장을 섰다.
"가 보면 알 거요."
약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들은 무덤과 무덤 사이를 헤치며 걷고 있었다.
그런데 진우와 영철은 본능적으로 어떤 불길한 예감에 점점 휩싸이는 것을 느꼈다. 아까 돋은 소름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다 왔소. 바로 여기요."
이윽고 그 사나이가 말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묘지와 산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여기서 뭘 하겠다는 거죠？"
진우가 물었다.
"랜턴으로 저길 보시오."
그는 손가락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어디…."
진우와 영철은 눈을 찌푸리며 랜턴을 비쳤다.
불빛 속에서 두개의 비석이 보였다.
두개.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것은 바로 강진우와 이영철의 이름이 적힌 무덤이 아닌가？
그 순간 두 사람은 여태 자신들이 따라온 사내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사내의 얼굴이 갑자기 흉악하게 일그러지고 있음을….＜이번 회 끝＞
글·신호(아이디 `미래의신')/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