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 '화려한 카지노에 오시면 저를 불러주세요'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59분


만능 재주꾼 허준호가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에서 `유혹의 화신'으로 변신한다.

신시뮤지컬컴퍼니가 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갬블러'(한진섭 연출)가 그 무대.

화려한 카지노의 밤세계를 담은 독일 뮤지컬로 인간의 욕망이라는 비극적인 요소와 환상적이고 화려한 버라이어티쇼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작품이다.

허준호는 극중에서 욕망과 희망이 꿈틀대는 카지노 `북경궁'을 지배하는 보스역을 맡아 악역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 흔한 로맨스도 없고 오로지 카지노 보스로서만 존재하는 특이한 인물이다.

"돈과 하룻밤의 욕망을 지닌 도박사들을 도박과 쇼걸로 유혹, 카지노의 제물로 만들어 버리죠. 그들의 주머니가 텅빌때까지 완전히 벗겨 버리는 거죠."

허준호가 맡은 보스역은 이중 성격. 자본주의의 제왕으로서 누리는 환상적인 화려함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신을 갈구하는 나약한 마음이 그것.

"돈과 권력의 1인자인 그도 신을 갈구하죠. 욕망의 화신으로서 역할을 하다가도 신을 갈구하는 수도사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현대인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인물이죠."

허준호는 이번 무대에서 2시간 동안 퇴장한번 없이 무대를 휘젓는다. 워킹에 가까운 특이한 춤으로 관객들을 유혹하고 `타임' 등 8곡의 뮤지컬 넘버를 들려준다.

서울예술대 졸업 후 동랑청소년극단에서 활동하면서 뮤지컬과 인연을 맺은 그는, `캐츠' `DMZ' `라이프' 등 15편의 작품에서 강한 개성연기를 보여주었다.

허준호는 이번 무대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평일 오후 4시,8시. 토 일 오후 4시,7시. (02)577－1948

[박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