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제주 경마장 말들 짝짓기 관람으로 북적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말들의 짝짓기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경마장은 경마장과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육성목장에서 지난 3월15일부터 오는 6월말까지 짝짓기를 하고 있는데 연일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번 짝짓기에선 씨수말 18마리와 씨암말 683마리가 결혼, 수말 한마리가 평균 38마리의 `신부'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중 늙은 `킹스뷰'와 `브룩크린다이저'는 25마리를 상대하는데 그치지만 `변강쇠급'인 `빅서' `해피째즈밴드' `글로리파이' `포터스톡턴'은 45마리씩을 상대로 씨를 뿌린다.
말들의 짝짓기는 사실 돈을 주고도 보기 어려운 흥미로운 광경이다.
신랑 신부가 입장하는 문이 따로 있고 문밖에는 샤워실까지 딸려 있다.
먼저 신부가 배란검사를 받은뒤 샤워를 하고 입장한다.
신부는 관리원들에 안내돼 `종부대'(種付臺)에 가슴을 받치고 대기하는 사이 관리원은 신부에게 코뚜레를 하고 뒷발에 두툼한 가죽신을 신긴다. 신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난동을 부릴 경우에 대비해서다.
뒤이어 시정마(試情馬)가 입장, 신부를 가볍게 애무하며 혼례를 치를 준비가 돼있는지를 테스트 한다. 시정마로는 임신 능력을 상실한 늙은 조랑말들이 동원된다.
시정마가 나가면 신랑이 들어와 애무, 신부가 꼬리를 치켜들어 신랑을 맞이한다.
일을 치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5∼10초.
이런 희한한 광경을 구경하고 간 사람이 이번 짝짓기 기간에만 694명이나 된다.
혼례식장엔 관람객들을 위한 관람대까지 설치돼 있다.
제주경마장에 따르면 남녀 관광객과 전국 각 대학의 축산과 학생들이 많이 다녀가고 있으며 도내 주민들의 단체관람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경마장 최원일 홍보과장은 "말들의 짝짓기는 연중 한시즌만 볼 수 있는 보기드문 장면이어서 인기를 끈다"며 "수학여행온 대학생들에게는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