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중한'밝은 얼굴서 아름다운 동작 나오죠'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고르지 못한 치열때문에 작품을 망치는 무용수들을 보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습니다."
서울 서초동 삼풍치과의원 김중한원장(41).
치열교정 전문의인 그의 고객중에는 무용수들이 많다. 대개 알음알음으로 찾아오지만, 어떤 경우에는 특정 무용수를 `호출'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무용수는 50여명. 관객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수많은 무대위에서 그의 `작품'도 아울러 춤을 추고 있는 셈이다.
이중에는 무료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많다. 할인혜택을 받은 사람도 꽤 된다.
김원장이 이렇게 무용수들을 아끼는 이유는 무용에 대한 독특한 애정 때문. 가무를 즐겼던 부친의 손에 이끌려 어릴 때부터 공연장을 다녔다는 그는 일찌감치 무용의 맛에 빠져들었다.
"무용수들에게는 특히 표정이 중요합니다. 얼굴표정에 의해 아름다운 동작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르지 못한 치열 때문에 표정이 죽은 무용수들을 볼 때면 `예술가적 직업의식'이 자신도 모르게 발동했다고 한다.
형편이 어려운 무용수들에게 무료로 치료를 해주게 된 것도 이런 연유. `화룡점정'의 심정으로 치료를 해준 `환자'들이 나중에 멋지게 춤추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뿌듯하기 그지 없다.
"치열을 바꾸면 성격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밝은 표정이 건강한 마음을 만드는 토대가 되고, 나아가 밝은 사회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치열교정이 곧 사회교정'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는 그는 열성 무용팬답게 서울발레시어터의 후원회원이기도 하다.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