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상승세일수록 무리한 투자 금물'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작년 하반기 300포인트를 저점으로 힘차게 상승하기 시작한 주식시장의 강세가 벌써 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주식형 상품들이 시판 6개월도 안돼 30%를 넘는 수익률을 올려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는 물론 이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이 연일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을때 일수록 `투자의 기본은 위험관리'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필자가 증권사 지점장이던 95년의 일이다.
당시는 94년의 1200 포인트 고점이 꺾이고 시장이 약세 국면에 진입하려던 시점이었다.
블루칩을 비롯한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사이 개별종목으로 투기적 매수세가 올리면서 웬만한 종목들이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던 혼란스러운 상황이기도 했다.
당시 필자가 관리하던 고객들 중에도 94년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순간적인 판단잘못으로 200∼300%의 손실을 보았던 `피해자'들도 많았다.
예상밖의 높은 수익에 원금과 이익금을 다시 주식에 투자하고 여기에 신용이나 대출을 통해 마련한 돈까지 모조리 시장에 쏟아부었지만 갑작스런 주가의 약세로 수익금은 물론 원금마저 날려버리는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이는 시장의 기본바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주가만 오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과 수익만을 생각한 무리한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케이스였다.
물론 지금 상황이 그때와 똑같은 것은 아니다.
IMF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국가 신용등급의 상향조정과 환율안정으로 시장환경이 개선되었고 이에 따라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위험관리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을 예상도 해보고 그때 견뎌낼만한 내적인 힘이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20∼30%의 하락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투자만 하면 당장 큰 돈을 벌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자세야말로 재태크의 또다른 기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최현만[(주)미래에셋 자산운용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