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해커부대' 연내 창설 추진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사이버 707부대가 뜬다'.
국방부가 사이버 테러를 전담하는 `해커부대'의 창설을 서두르고 있다.
국방부는 바이러스나 해킹 등의 `무기'를 이용한 사이버 테러 방지를 위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30∼50명 안팎의 사이버특수부대를 연내에 창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의 주임무는 사이버 대테러 진압과 예방.
국방부측은 "정확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어 뿐만 아니라 우리도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준의 특수부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지난 몇년간 미군 전산망을 인터넷으로 접근한 국가들을 역추적한 결과 미 육군 웹사이트에 가장 집중적으로 드나든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국내 전산망은 `CIH'（체르노빌）라는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일반인은 물론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세청, 통계청, 관세청 등의 정부주요기관에서 운영중인 PC의 상당수가 작동불능 상태에 빠졌다.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약 10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바이러스의 피해가 이 정도인데 목표가 확실한 해킹이나 바이러스 침투는 국가안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가 사이버 707부대의 창설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같은 까닭이다.
북한 등 외부 세력의 위협이 있는 마당에 교통, 금융, 전기통신, 국방 등의 정보통신망에 대한 사이버테러 방지책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의 전쟁은 무기로 사람을 죽이는 재래전과는 달리 소수의 인원과 적은 예산으로 `전산망'을 공격하는 정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테러 전담팀의 창설은 이미 국제적인 추세다.
미국은 지난 95년 사이버 테러 전담팀을 설치하고 2002년까지 32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놓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정보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사이버 테러의 위험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국방부의 특수부대 창설은 알맞은 조치"라고 평했다.
[임태주 기자]
